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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무비, 우주보다 이상한 그 파이프 속 이야기

by rilry 2025. 5. 6.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무비는 단순히 게임의 추억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붉은 모자와 파란 멜빵바지를 입은 배관공이 스크린을 뛰어다니는 장면은 어딘가 낯익으면서도 새롭게 다가옵니다. 이 영화는 그저 레트로 감성에 기대는 것이 아닌, 현대 애니메이션 기술과 독특한 연출을 더해 전 연령층에게 통하는 웃음과 감동을 전달합니다. 때로는 황당하고, 때로는 감정적이며, 결국에는 미소 짓게 되는 이 영화는, 우리가 잊고 있었던 '놀이의 본질'을 떠올리게 합니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포스터 2023년 영화




 

 


 

버섯의 세계로 초대

버섯 하나, 점프 하나. 우리가 마리오를 처음 만났을 때, 그것은 단순한 게임 캐릭터였다. 그런데 그가 화면 밖으로 튀어나온다. 그리고 우리는 팝콘을 들고 극장 의자에 앉아, 그 파이프 속 세계를 들여다본다. 이건 그냥 만화 영화가 아니다. 어딘가 익숙한데, 전혀 모르는 세계. 어릴 때는 몰랐던 버섯 왕국의 복잡한 정치 체계(?), 그리고 루이지는 대체 왜 항상 납치당하는 건지. 색은 번쩍이고, 음악은 두근거리고, 대사는 쉴 새 없이 달린다. 그런데도 그 모든 혼란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이 영화의 서사는 예측 가능하고 동시에 전혀 예측할 수 없다. 쿠파는 피아노를 치고, 피치 공주는 불꽃을 날린다. 혼란스럽지만 재미있고, 의미는 없는데 자꾸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마리오가 처음 파이프에 빨려 들어가는 순간, 우리는 알고 있다. 이건 단지 시작일 뿐이라는 걸. 다소 산만하지만 오히려 그게 좋다. 감정이 한 방향으로 흐르지 않고 튄다. 재미는 직진이 아니라 점프와 슬라이딩을 거친다. 감정은 들쑥날쑥하지만, 마리오의 모자는 흔들리지 않는다.

 


 

 

배관공은 영웅일까, 형제일까?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무비의 마리오는 스스로도 영웅이 될 줄 몰랐던 평범한 배관공이다. 그런데 하수구로 떨어진 순간, 세상은 너무나 게임 같아진다. 아니, 영화가 게임인 건가? 캐릭터들은 너무 귀엽고, 음악은 미친 듯이 빠르며, 화면은 쉴 틈이 없다. 그런데 그런 와중에도 가끔 울컥하게 만든다. 마리오는 동생을 찾기 위해, 무시당하던 현실을 박차고 나아간다. 쿠파는 사랑에 목말라 있고, 피치는 왕국을 위해 불꽃을 품는다. 다들 무언가 부족한 존재들인데, 함께 있을 때 완성된다. 그것도 약간 삐뚤게. 루이지는 쭈글쭈글하지만, 감정을 제일 잘 안다. 키노피오는 귀엽기만 할 줄 알았는데, 언제나 먼저 나선다. 마리오 카트 장면에서는 관객의 눈도 카트를 타듯 흔들리고, 무지개 도로는 시각적 향연이다. 뜬금없는 펭귄 왕국의 얼음 전쟁, 분노한 루마의 철학적인 말투(“모든 존재는 소멸을 향해 간다”) 같은 엉뚱한 설정은, 이 영화가 단순한 어린이 영화가 아님을 증명한다. 감정선이 일정하지 않아도 괜찮다. 여긴 마리오의 세계니까. 중력은 존재하지만 꼭 지켜야 할 법칙은 아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가 진짜로 보는 건 ‘형제애’다. 성공이나 실패보다 더 깊은 무언가. 마리오와 루이지는 끝까지 손을 놓지 않는다.

 


 

 

게임은 끝났을까, 다시 시작일까?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스크린을 보며 웃는다. 뭔가를 깊이 깨달은 것도 아닌데 기분이 좋아진다. 이 영화가 완벽해서가 아니라, 너무 솔직해서. 장면 장면이 튄다. 이야기도 급커브를 돈다. 그런데 그래서 기억에 남는다. 마리오 무비는 어쩌면 리뷰하기 제일 어려운 영화일지도 모른다. 분석이 아니라 경험에 가깝기 때문이다. 본 사람만 아는 이상한 포인트들이 있다. 예를 들면 쿠파의 노래, 루마의 허무주의, 피치의 전사 변신. 이런 요소들이 제각각 튀어나오지만, 그럼에도 무너지지 않는다. 오히려, 유쾌하게 흐트러진다. 마치 잊고 있던 장난감을 다시 꺼내 보는 느낌이다. 그리고 이건 단지 추억팔이가 아니다. 오히려 새롭다. 지금의 세대가 보는 마리오, 그리고 부모 세대가 기억하는 마리오가 하나의 화면 속에서 만나는 마법이다. 비일관성, 그것이 이 영화의 매력이다. 가끔은 일관된 서사보다, 산만한 유희가 더 큰 울림을 주니까. 마리오와 루이지는 여전히 형제이고, 그 둘의 세계는 아직도 무한하다. 게임 오버가 아니라, 다시 시작이다. "또 하나의 파이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